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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 여자와 결혼하게 된 이야기

 

이미지는 내용과 관련 없음 / https://v.daum.net/v/20240123220843093

 

사람의 간절함이 방법을 찾게 되고 우연과 어우러 지면서 인연을 만나게 되다.
간절함 + 선행 + 백일기도 + 천도제 + 부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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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부터 쓰는 얘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며, 미신을 조장하거나 장려하지 않습니다.

집사람을 만나기 전 결혼에 실패하고 10여년 넘게 혼자 살면서  막연하게
'내 인생이 이렇게 쓸쓸하게 끝나지 않고 난 반드시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게 될거다.' 이런 생각을 늘 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직장과 집을 오가는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실상 이성을 만날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인 셈이었죠.

솔직히 사주, 점집 이런데 좀 다녔습니다. 70~80% 가 '좋은 사람 만나기 힘들다.' 라고 얘기했고 한군데서는 아예 이번생은 더이상 인연은 없다고 못박아 얘기하더군요.
이번생에 아예 더이상 인연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후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으며 순간 울뻔했습니다.
하지만 점집을 나오면서 저는 속으로 'ㅈ까라, ㅆㅂ. 내 반드시 좋은 사람 만나고 말거다' 라고 다짐했었습니다.

2~3 군데에서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다고 얘기했고 긍정적인 얘기보다 부정적인 얘기가 더 뇌리에 박혔습니다.

그당시 제가 사는 곳 바로 근처에 조그마한 절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문득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집에서 가깝고 낮에 시간도 많고해서 거의 매일 아침에 퇴근후 (저는 밤에 근무합니다) 집에 가기전에 절에 들러서 시주도 하고 반야심경 책을 보고 속으로 읽었습니다.  이른 아침에도 절에 오시는 분들이 몇몇 계셨습니다.


그렇게 며칠 절을 다니다  문득 제가 좀 더 선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제일 쉬운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자선단체의 비리가 많던 시기라 자선단체 말고  다른 기부처를 클리앙에 검색했더니 동사무소에 기부하면 그 주위의 어려운 분들에게 바로 도움을 준다는 얘기를 읽게되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서 백만원을 찾아서 봉투에 넣어서 동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쭈뼛거리며 기부하러 왔다고 하니 담당자가 나오시면서 정기적으로 하실건지 물으시길래 정기적으로는 힘들고 여유가 또 생기면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기부금 세액공제는 안해도 되니 익명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좀더 알아보니 계좌이체도 된다고 해서 50씩 두번 더 계좌이체로 보냈습니다.

전 익명으로 해달라고 했지만 제 휴대폰으로 동사무소에 전화를 한 적이 있어서 기부금 사용처를 문자로 보내주셨습니다.

절에 거의 매일 다니면서 반야심경을 읽으니 좀 있으니 금방 외워지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아침 절에서 반야심경을 독송하면서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감정이 올라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 부처님 얼굴을 봤는데 순간 부처님이 미소를 짓는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눈물때문이었겠지요.

절에서 아침마다 기도 드리는 내용은 항상 같았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남은 인생 살게 해달라는 내용이었고 구체적인 이상형의 조건들도 빌었습니다.

"부처님 부디 이런 여자를 만나게 해주십시요."

첫번째 심성이 고와야합니다.

두번째 얼굴은 너무 뛰어나게 이쁘지 않은... 제 눈에 이쁜 얼굴이었으면 합니다.

세번째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을 원합니다. 현학의 허세가 아닌 지혜로운 사람을 원합니다. 전 어렸을때부터 공부 잘하는 여자가 좋았습니다.

네번째 부처님에게 "이왕이면 글래머로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걸 말할때는 저도 반은 농담으로 혼자서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절에는 거의 백일 정도 다녔던거 같습니다. 백일기도 드린셈이죠.
정확히 세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뒤론 매일은 아니고 가끔 갔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천도재에 대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이걸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거 다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천도재는 절 혹은 점집에서 하는데 점집은 좀 사이비 같은 느낌이라 절에서 하기로 하고 절을 고르는데 언젠가 방문했던 바닷가에 위치한 경치가 예쁜 용궁사에서 하기로 하고 절에 찾아가서 비용을 지불하고(카드 결제가 되더군요. 12개월 할부 끊었습니다. ㅠㅠ)  준비물과 기타 필요한 내용을 듣고 당일날 갔습니다.

사실 준비물 준비하는 동안 담당자가 빼먹은 물품이 있어서 부랴부랴 전날 물품 구비하느라 좀 고생하고 담당자에게 화도 냈습니다.

어찌어찌 당일날 갔더니 하...
제가 그 절에 대해서 크게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더군요.
그 절은 아주 유명한 관광지라서 외국인, 내국인 할거 없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붐빈다는거를 말입니다. 그당시는 코로나가 없던 시절이라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대웅전에서 천도재를 올리는데 거의 3~4 시간이 걸렸는데 저도 그 옆에서 정성을 올리고 있으니 관광하러 오신 여러분들이 저와 같이 기도하시고 돈도 놓고 가시고 정말 너무 감사하면서도 엄청 쑥쓰러웠습니다.

저는 낯을 엄청 가리며 부끄럼이 굉장히 많은 극 I 입니다.
나중에 염불이 끝나면 위패를 제가 들고 절을 한바퀴 스님뒤를 따라 도는데 사람들 시선이 집중되는데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때도 저의 염원은 오직 하나였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게 해달라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천도재가 끝나고 남은 음식을 음식 준비하신 분들 드리고 저도 조금 챙기고 (사실 제 돈으로 한거라 전부 제것이지만 혼자 살던 중이라 많은 음식은 필요없었습니다.) 쉬는 날 본가에 가서 남은 음식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고모님들에게 이제 좋은 있을거라면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집과 직장을 다니며 일하며 지내다 친구집에 놀러갈 일이 있었는데, 제가 순전히 장난으로 친구부부에게 부부 각자 3명씩 저에게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얘기했습니다.
반장난이었고 친구부부도 웃으면서 알겠다고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하룻밤을 자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서 친구가 문득 전화가 와서 소개팅을 잡았으니 만나보라는 겁니다. 일단 2명을 섭외했다고 합니다.
전 반이상 장난이었는데 친구가 자기 중학교 동창에게 부탁해서 2명을 만들었다고 연락처를 보내줬습니다.

그중 한명을 먼저 전화번호 등록하고 카톡 프로필을 봅니다.
음... 뭔가 조금...제 스타일은 아니십니다.

약속을 잡고 만나서 얘기해보니 뭔가 얘기가 안되고 얼른 자리를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상대방도 그런 것 같습니다. 1시간 딱 얘기하고 밥도 안 먹고 차만 마시고 헤어졌습니다.

두번째 여자분...이 분이 운명의 여인 이었습니다. 이름과 직업만 알고 처음 만났습니다. 나이도 몰랐습니다. 지금 제 집사람이 되었습니다.

약속 장소에 가보니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1차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잘 공감해줬으며 자기 직업을 너무나 좋아하고 열심인게 느껴지더군요.

사실 전 말을 잘 못합니다. 재밌는 사람도 아니고 웃기는 얘기도 잘 못합니다.
그런데 집사람과 처음 만난 그날은 말이 정말 끊어지지 않고 4시간정도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처음 본 사람과 재밌게 이야기할 주제가 뭐가 있을까 하다가 사주 얘기를 하면 어떨까해서 사주 공부를 했었습니다.

사실 사주 공부는 사주를 많이 보다보니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직접 사주 공부를 하게 되면서 내사주 내가 본다는 심정으로 공부했습니다.

같이 차마시고 밥먹고 공원에서 걸으면서 얘기하니 4시간 정도가 훌쩍 지나가더군요. 헤어질때 용기내서 또다시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그 분도 좋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집에가서 서로 궁합보고 너무 좋아서 다음날 사주 보시는 분에게 찾아가서 내가 보기엔 궁합이 좋은데 그분이 보기엔 어떤지 물어보고 그분도 아주 좋다고 얘기해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만난 날이 2020년 1월 29일이었으니 그때 슬슬 코로나가 퍼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일주일뒤 두번째 만날때 드디어 마스크 대란이 터지면서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당시 전 미세먼지가 싫어서 KF94 마스크를 집에 100장 정도 코로나 터지기 전에 미리 사다 놓은게 있었습니다. 전 코로나 터지기 몇년전부터 미세먼지가 싫어서 KF94 마스크를 혼자서 쓰고 다녔습니다.

두번째 만난 날 그 마스크 20장 정도를 선물로 집사람에게 줬더니 너무 좋아하더군요. 그 당시 구하기 힘든 마스크 였습니다.

그 뒤로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는 중이여서 집사람도 교사고 저도 의료기관 근무라서 서로 조심해야되는 상황이라 만나기 어려울거 같다는 얘기를 집사람이 먼저 꺼내길래 제가 불쌍한 얼굴로 "그럼 이제 못 만나나요?" 라고 말하자 난감한 표정을 짓길래 제가 좋은 생각이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전 그당시 원룸에 살고 있어서 제 집으로 초대는 어려우니 집사람이 혼자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데이트 하자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제안이었습니다.  혼자사는 여자집에 만난지 얼마 안된 남자가 데이트 하겠다며 찾아가서 거기서 시간을 보낸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집사람은 좋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뒤로 코로나를 피해서 집사람 집에서 제가 불고기 등등 음식을 해가서 서로 먹으면서 넷플릭스도 같이 보고 그랬습니다. 코로나가 이어준 커플인 셈이죠.

그러다가 한달여만에 점점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해서 몇달뒤인  어버이날 장모님을 뵙고 인사도 드리게 됩니다.
장모님이 저를 또 좋아하시고 제 얘기를 들은 처제도 좋아하고 처남도 좋아해서 저와 집사람은 장모님과 저희 아버지의 허락하에 동거를 하게 되었고 1년반 정도 뒤에 혼인신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신기하고 신기한 점이 저 위에 제가 나열한 그 네가지 조건에 완벽하게 집사람이 제 이상형입니다.
착하고,  제눈에 이쁘고, 공부도 많이 한... 박사과정까지 마친 사람입니다. 하지만 겸손하고 현명합니다.

그리고 맨마지막 조건은 세번째 만남때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겨울이라서 두꺼운 외투에 가려져 있어서 몰랐습니다.
한국여자들 평균을 훌쩍 뛰어 넘는 사이즈 입니다.
이 얘기를 집사람에게 나중에 했더니 재밌다면서 웃더군요.

지금 만나지 4년이 지나고 있는데 제가 느낀 시간의 흐름은 4개월 정도 흐른 느낌이며 집사람이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돌고 돌아서 세월이 많이 흘러 만난 것이 못내 아쉽다고 서로 얘기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둘이 진작에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항상 아쉽다고 하십니다.

서로 만날 운명이면 언젠가는 꼭 만나게 된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을 만난겁니다.

집사람도 저처럼 한번의 실패이후 10여년을 혼자서 일만하고 지내던 사람이었습니다.
주위에서 몇번 소개나 권유가 있었지만 다 거절하고 만난적 없었답니다.

하지만 집사람의 친한 선생님이 전화가 와서 한번 만나보지 않겠냐는 제의에 마침 그날 바닷가 커피숖에서 평소보다 과하게 커피를 마시고 카페인에 취하고 그리고 바다 경치에 취해 있을때 그 얘기를 듣고서 평소같으면 거절했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집사람과 저와의 만남이 성사가 되었답니다. 

나중에 만나고 보니 제가 사는 곳 바로 옆에 집사람이 교사로 근무하고 있더군요.

심지어 제 방 창문을 열면 그 학교 운동장에 나온 집사람이 보여서 서로 손 흔들고 인사도 했었습니다. 

참 인연은 인연입니다.

저는 지금도 집사람이 부처님이 보내주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인연이 있다면 반드시 만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선행을 쌓으면서 한번 기다려 보세요.
꼭 나타날겁니다. 전 48에 만났습니다.

 

출처: 클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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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ro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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