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25. 14:56 책읽기
오랜 굶주림을 견지다 못해 끝내 돈 2백 전에 팔아버렸다오.
이서구에게 1
『맹자』 일곱 편을 돈 2백 전에 팔다
내 집에서 가장 좋은 물건은 단지 『맹자』 일곱 편뿐인데, 오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끝내 돈 2백 전에 팔아버렸다오. 그 돈으로 밥을 잔뜩 해먹고 희희낙락하며 영재(유득공)에게 달려가 크게 자랑을 했다오. 그런데 영재도 굶주린 지 이미 오래되었던 터라, 내 말을 듣고는 즉시 『좌씨전』을 팔아서 남은 돈으로 내게 술을 사주었다오.
이는 맹자가 직접 내게 밥을 지어 먹여주고, 좌구명이 손수 내게 술을 권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소. 그래서 맹시와 좌씨를 한없이 칭송했다오.
하지만 우리가 1년 동안 이 책들을 그저 읽기만 했다면 어찌하여 조금이나마 굶주림을 면할 수 있었겠소?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고. 책을 읽어 부귀를 구하는 것은 모두가 요행을 바라는 술책이니, 당장 책을 팔아서 한 번만이라도 실컷 취하고 맘껏 먹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 가식으로 꾸미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오. 아아,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간본아정유고』6
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미다스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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